영화 아저씨(줄거리, 등장인물, 추천)

'아저씨'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십니까? 아마 2010년 여름 이후, 많은 분들의 머릿속에는 배우 원빈의 얼굴이 함께 떠오를 겁니다. 바로 대한민국 액션 영화의 역사를 새로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전설의 영화 '아저씨' 때문입니다. 어둡고 잔혹한 범죄의 세계, 그 한복판으로 뛰어든 한 남자의 처절한 사투.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던 단 하나의 이유, '옆집 소녀'. 오늘  남자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던 영화의 줄거리부터, 잊을 수 없는 인물들, 그리고 제가 왜 이 작품을 추천하는지 소개합니다. 

아저씨

줄거리

'아저씨'. 참 정겨운 단어인데, 2010년 여름 이후로 이 단어는 우리에게 완전히 다른 의미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전당포 하던 옆집 아저씨가 사실은...'으로 시작하는, 원빈 주연의 레전드 액션 영화 '아저씨' 때문입니다. 오늘 아침엔 바로 그, 대한민국 액션 영화의 역사를 바꾼 '아저씨'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영화의 주인공 차태식(원빈)은 세상과 담을 쌓고, 어두컴컴한 전당포에서 유령처럼 살아가는 남자입니다. 그에게 말을 거는 유일한 존재는, 바로 옆집에 사는 꼬마 소녀 소미뿐입니다. "아저씨, 전당포에는 귀신 나와요?"라며 스스럼없이 다가오는 소미는, 과거의 끔찍한 상처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태식에게 유일한 빛과 같은 존재입니다. 하지만 소미의 엄마가 마약 밀매 사건에 연루되면서, 이들의 소박한 평화는 산산조각이 납니다. 잔혹한 범죄 조직이 소미와 엄마를 납치해 간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태식을 협박하며 자신들의 범죄에 끌어들이려 합니다. 그들은 태식이 그저 어두운 인상의 평범한 전당포 주인인 줄로만 알았던 겁니다. 바로 그것이, 그들이 저지른 '일생일대의 실수'였습니다. 소미를 구하기 위해, 태식은 스스로 잠가두었던 과거의 봉인을 풀어버립니다. 그는 전직 특수요원, 국가가 길러낸 최정예 '인간 병기'였습니다. 머리를 직접 자르는 그 유명한 장면을 기점으로, 영화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폭주하기 시작합니다. 마약과 장기밀매를 일삼는 쓰레기 같은 놈들을 상대로, 태식은 자비 없는 심판을 내립니다. 영화의 액션은 지금 봐도 정말 대단합니다. 좁은 화장실에서 펼쳐지는 리얼한 격투씬, 총과 칼을 넘나드는 빠르고 간결한 액션 시퀀스는 '한국형 액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더 깊은 울림을 주는 이유는, 이 모든 처절한 싸움이 오직 단 한 명의 아이, '소미'를 구하기 위함이라는 점입니다. 결국 '아저씨'는 세상에게 버림받은 두 사람이 서로의 유일한 희망이 되어주는, 아주 간단하지만 그래서 더 강력한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과거를 구원하지 못했던 한 남자가, 한 아이를 구함으로써 비로소 자기 자신을 구원하게 되는 처절하고도 아름다운 기록입니다. "한 번만 안아보자"는 마지막 대사의 여운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가슴을 먹먹하게 만듭니다.

등장인물

출근길에 어제 '아저씨' 줄거리 이야기를 다시 떠올려보니, 결국 이 영화의 그 처절한 감정선은 인물들의 힘에서 나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그 잊을 수 없는 얼굴들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차태식 (원빈) - 잠자던 야수는 이 영화는 원빈의, 원빈에 의한, 원빈을 위한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과거의 상처로 스스로를 유폐시킨 전직 특수요원입니다. 세상 모든 것에 무감각해 보이지만, 소미를 향한 작은 마음 하나가 결국 그를 움직이게 만듭니다. 감정 없는 눈빛으로 적들을 도륙하다가도, 소미의 흔적 앞에서 무너져 내리는 그의 모습은, 이 남자의 싸움이 얼마나 절박했는지를 보여주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소미 (김새론) - 아저씨의 유일한 세상은 엄마에게조차 구박받는 외로운 아이입니다. 그런 소미에게 태식은 유일하게 자신을 귀찮아하지 않는 '친구'이자 '어른'이었습니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함으로 태식의 닫힌 마음을 두드리는 소미는, 이 어둡고 잔혹한 영화 속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존재이자, 태식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 세상 그 자체입니다. 만석 (김희원) & 종석 (김성오) - 인간 말종 형제는 이 영화의 악역들은 정말이지 자비가 없습니다. 아이들을 납치해 마약을 운반시키고, 눈을 팔고, 장기를 매매하는 이들 형제는 인간이 어디까지 잔혹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특히 김성오 배우가 연기한 동생 '종석'은, 특유의 광기 어린 눈빛과 예측 불가능한 행동으로 보는 내내 소름이 돋게 만드는 역대급 악역이었습니다. 김치곤 형사 (김태훈) - 뒤늦은 추격자는 사건을 쫓는 현실의 경찰입니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움직여야 하는 그는, 언제나 법을 초월해 폭주하는 태식의 뒤를 쫓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의 존재는 태식이라는 '아저씨'가 얼마나 비현실적으로 강력한 존재인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결국 '아저씨'는 아주 작은 빛(소미)을 지키기 위해, 가장 깊은 어둠(태식)이 스스로를 태우는 이야기입니다. 이토록 극명한 대비가 있었기에, 우리는 이 영화를 보며 더 통쾌해하고, 또 더 마음 아파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추천

마지막으로 제가 이 영화를 왜 "남자라면, 아저씨라면 꼭 봐야 할 영화"라고 생각하는지, 그 이유를 정리하며 오늘 수다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첫째, 이건 '액션'이 아니라 '예술'의 경지입니다. '아저씨' 이전과 이후의 한국 액션은 완전히 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동남아 무술을 기반으로 한, 빠르고, 간결하고, 가차 없는 액션 스타일은 그야말로 'K-액션의 교과서'를 새로 썼습니다. 특히 마지막 터키탕 씬은, 잔혹하지만 이상하게 아름답다는 느낌마저 들게 하는, 그야말로 압도적인 명장면입니다. 둘째, 세상에서 가장 처절하고 순수한 '구원'의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의 핵심은 결국 '아저씨와 소녀'의 관계에 있습니다. 태식이 소미를 구하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세상과 단절했던 태식이가 소미를 통해 다시 세상과 연결되고, 자신의 과거마저 구원받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한 번만 안아보자"는 마지막 대사는, 모든 싸움이 끝난 뒤 그가 얻은 것이 돈이나 명예가 아닌, 바로 '사람의 온기'였음을 보여주며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셋째, '원빈'이라는 배우의 인생 연기를 볼 수 있습니다. 말수가 거의 없는 주인공. 원빈은 대사 대신 눈빛과 표정, 그리고 몸짓으로 '차태식'의 모든 감정을 이야기합니다. 텅 비어있던 눈빛이, 소미를 구해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서서히 분노와 절박함으로 채워져 가는 과정은 정말이지 압권입니다. "이거 방탄유리야, 이 XX야!"를 외치던 그의 모습, 아직도 선명하시죠? 결론적으로 '아저씨'는 눈을 즐겁게 하는 액션 영화이면서, 동시에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드라마입니다. 통쾌함과 뭉클함을 동시에 느끼고 싶으시다면, 이 영화는 절대 후회하지 않을 선택입니다. 대한민국 액션 영화의 '명예의 전당'에 올라있는 이 작품을 아직 안 보셨다면, 이번 주말에 꼭 한번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