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유월절이면 내가 너희에게 한 사람을 놓아 주는 전례가 있으니
그러면 너희는 내가 유대인의 왕을 너희에게 놓아 주기를 원하느냐 하니
40 그들이 또 소리 질러 이르되 이 사람이 아니라 바라바라 하니 바라바는 강도였더라
1 이에 빌라도가 예수를 데려다가 채찍질하더라
2 군인들이 가시나무로 관을 엮어 그의 머리에 씌우고 자색 옷을 입히고
3 앞에 가서 이르되 유대인의 왕이여 평안할지어다 하며 손으로 때리더라
4 빌라도가 다시 밖에 나가 말하되 보라 이 사람을 데리고 너희에게 나오나니
이는 내가 그에게서 아무 죄도 찾지 못한 것을 너희로 알게 하려 함이로라 하더라
5 이에 예수께서 가시관을 쓰고 자색 옷을 입고 나오시니 빌라도가 그들에게 말하되 보라 이 사람이로다 하매
6 대제사장들과 아랫사람들이 예수를 보고 소리 질러 이르되 십자가에 못 박으소서 십자가에 못 박으소서 하는지라
빌라도가 이르되 너희가 친히 데려다가 십자가에 못 박으라 나는 그에게서 죄를 찾지 못하였노라
7 유대인들이 대답하되 우리에게 법이 있으니 그 법대로 하면
그가 당연히 죽을 것은 그가 자기를 하나님의 아들이라 함이니이다
8 빌라도가 이 말을 듣고 더욱 두려워하여
9 다시 관정에 들어가서 예수께 말하되 너는 어디로부터냐 하되 예수께서 대답하여 주지 아니하시는지라
10 빌라도가 이르되 내게 말하지 아니하느냐 내가 너를 놓을 권한도 있고 십자가에 못 박을 권한도 있는 줄 알지 못하느냐
11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위에서 주지 아니하셨더라면 나를 해할 권한이 없었으리니
그러므로 나를 네게 넘겨 준 자의 죄는 더 크다 하시니라
12 이러하므로 빌라도가 예수를 놓으려고 힘썼으나 유대인들이 소리 질러 이르되
이 사람을 놓으면 가이사의 충신이 아니니이다 무릇 자기를 왕이라 하는 자는 가이사를 반역하는 것이니이다
13 빌라도가 이 말을 듣고 예수를 끌고 나가서 돌을 깐 뜰(히브리 말로 가바다)에 있는 재판석에 앉아 있더라
14 이 날은 유월절의 준비일이요 때는 제육시라 빌라도가 유대인들에게 이르되 보라 너희 왕이로다
15 그들이 소리 지르되 없이 하소서 없이 하소서 그를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 빌라도가 이르되
내가 너희 왕을 십자가에 못 박으랴 대제사장들이 대답하되 가이사 외에는 우리에게 왕이 없나이다 하니
16 이에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도록 그들에게 넘겨 주니라
어제 본문에서 우리는 진리를 물으면서도 정작 진리이신 예수님을 눈앞에 두고 외면했던 빌라도를 보았습니다.
오늘 본문은 그 갈등이 극에 달해, 무죄하신 하나님의 아들이 세상의 불의한 판결 앞에 서시는 가슴 아픈 장면을 조명합니다.
억울한 상황 속에서도 침묵으로 순종하신 주님의 사랑이 오늘 여러분의 지친 마음을 어루만지시길 소망합니다.
가시관을 쓰신 참된 왕, 사랑으로 이기신 침묵의 승리
본문 들여다보기 (요한복음 18:39 - 19:16)
1. 놓아주려는 자와 거부하는 자 (18:39-40)
- 핵심 단어/구절: 유대인의 왕을 놓아주기를 원하느냐... 이 사람이 아니라 바라바라 하니.
- 의미: 빌라도는 유월절 특赦(특사) 관례를 이용해 예수님을 놓아주려 하지만, 군중은 민란을 일으킨 강도 바라바를 선택합니다. 여기서 '강도'를 뜻하는 헬라어 레스테스(λῃστής)는 단순한 절도범이 아니라 민족주의적 폭력을 행사하던 자를 의미합니다. 세상은 평화의 왕보다 자신의 울분을 대신 터뜨려 줄 폭력의 힘을 선택했음을 보여줍니다.
2. 조롱당하시는 평화의 왕 (19:1-7)
- 핵심 단어/구절: 가시나무로 관을 엮어 그의 머리에 씌우고... 보라 이 사람이로다(Ecce Homo).
- 의미: 로마 군병들은 예수님께 자색 옷을 입히고 가시관을 씌우며 희롱합니다. 그러나 이 비극적인 희극 속에서 예수님은 진정한 왕의 위엄을 잃지 않으십니다. 빌라도가 외친 "보라 이 사람이로다"는 조롱 섞인 말이었으나, 영적으로는 죄인을 대신해 고난받는 하나님의 어린 양을 온 세상에 공포하는 역설적인 선포가 됩니다.
3. 위에서 주지 아니하셨더라면 (19:8-12)
- 핵심 단어/구절: 위에서 주지 아니하셨더라면 나를 해할 권한이 없었으리니.
- 의미: 빌라도는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지만, 예수님은 모든 권세의 근원이 하나님께 있음을 분명히 하십니다. 주님은 무력해서 잡히신 것이 아니라, 인류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거대한 섭리에 순종하고 계신 것입니다. 두려워하는 것은 심판자 빌라도이며, 정작 심판받는 예수님은 하늘의 평안 가운데 머무르십니다.
4. 가이사 외에는 우리에게 왕이 없나이다 (19:13-16)
- 핵심 단어/구절: 가이사 외에는 우리에게 왕이 없나이다... 이에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도록 그들에게 넘겨주니라.
- 의미: 유대 지도자들은 메시아를 거부하기 위해 자신들의 신앙마저 저버립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왕이시라고 고백해야 할 그들이 로마 황제(가이사)를 유일한 왕이라 선포하는 신앙적 배교를 범합니다. 결국 세상의 압박에 굴복한 빌라도는 불의한 판결을 내리고, 예수님은 골고다를 향한 길을 걷기 시작하십니다.
오늘의 나에게 주시는 말씀
1. 내가 선택한 '바라바'는 무엇인지 돌아보십시오.
군중은 생명의 주님 대신 파괴의 상징인 바라바를 선택했습니다.
혹시 우리도 삶의 위기 앞에서 하나님의 방식인 인내와 사랑보다,
세상이 말하는 즉각적이고 자극적인 해결책인 '바라바'를 선택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내 자존심을 세워줄 힘, 타인을 굴복시킬 권세, 당장의 이익을 주는 편법이 나의 바라바일 수 있습니다.
오늘 당신의 마음 중심에서 예수님을 밀어내고 왕 노릇 하려는 바라바가 있다면 과감히 내려놓으십시오.
주님만이 우리 영혼을 진정으로 자유케 하실 수 있는 유일한 통치자이심을 인정하며,
손해를 보더라도 주님의 길을 선택하는 용기를 갖기를 바랍니다.
2. 가시관의 고통 속에 담긴 영광을 바라보십시오.
예수님이 쓰신 가시관은 인간의 죄로 인해 저주받은 땅의 산물(창세기 3장)입니다.
주님은 우리가 겪어야 할 삶의 가시와 찔림을 머리에 직접 쓰심으로 우리의 수치와 고통을 대신 담당하셨습니다.
세상은 우리를 조롱하고 아프게 할 수 있지만, 주님은 그 가시관을 영광의 면류관으로 바꾸셨습니다.
지금 당신을 괴롭히는 인생의 가시가 있습니까? 그 고통 속에 주님이 함께 계심을 기억하십시오.
주님은 그 상처를 통해 당신을 더욱 정결케 하시며, 결국 승리의 면류관을 씌워주실 것입니다.
굴욕의 자색 옷이 그리스도의 의의 옷이 되었음을 믿고 오늘을 견뎌내십시오.
3. 모든 권세가 하나님의 손안에 있음을 신뢰하십시오.
빌라도는 자신이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고 믿었으나,
예수님은 "위에서 주지 아니하셨더라면" 아무 권한도 없음을 일깨워 주셨습니다.
직장 상사의 압박, 경제적인 위기, 나를 힘들게 하는 관계의 주도권이 그 사람에게 있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성도는 그 배후에 계신 하나님의 섭리를 보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지 않으시면 머리카락 하나도 상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시련 또한 하나님의 허락 하에 있으며, 그분이 정하신 때에 끝날 것입니다.
두려워 떨기보다는 만왕의 왕이신 하나님께 시선을 고정하고, 그분의 선하심을 신뢰하며 묵묵히 나의 길을 가십시오.
4. 진정한 왕으로 예수님만을 고백하고 있습니까?
유대인들은 가이사만이 왕이라고 외치며 스스로를 속였습니다.
입술로는 주여 주여 하지만,
정작 삶의 중요한 결정 앞에서는 세상의 가치관이나 돈, 명예를 왕으로 모시고 있지는 않은지 자문해 보십시오.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누가 너의 진짜 왕이냐?"고 묻습니다.
빌라도처럼 군중의 눈치를 보며 진리를 타협하는 삶이 아니라,
비록 고독할지라도 십자가의 길을 걸으신 예수님을 나의 왕으로 선포해야 합니다.
오늘 나의 말과 행동, 생각의 주권을 온전히 예수님께 양도하십시오.
주님이 다스리시는 삶에 비로소 세상이 줄 수 없는 참된 평강과 질서가 임할 것입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사랑과 공의의 하나님 아버지,
아무 죄 없으신 주님께서 저희의 완악함과 무지함 때문에 가시관을 쓰시고 조롱당하셨음을 묵상하며 회개합니다.
세상의 힘과 빠른 해결책을 구하며 '바라바'를 선택했던 지난날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비록 현실의 삶이 가시 돋친 환경 같을지라도, 그 고통을 몸소 겪으신 주님을 의지하며 일어서게 하옵소서.
모든 주권이 하나님께 있음을 믿기에, 억울하고 답답한 상황 속에서도 불평하기보다 침묵함으로 주님의 뜻을 구하게 하옵소서.
오늘 하루, 세상의 가이사가 아닌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을 나의 참된 왕으로 모시고,
주님이 걸으신 그 사랑과 순종의 길을 기쁘게 따르게 하옵소서.
우리를 위해 끝까지 참으시고 승리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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