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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육사오(6/45) 줄거리, 등장인물, 추천

by 보통날의 발견 2025. 8. 20.

매일의 삶이 반복되는 일상으로 팍팍한 현실을 보내고 있습니까? 가끔씩 "아, 로또 1등만 되면..." 하는 상상, 우리 모두 한 번쯤은 해보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만약에, 정말 만약에 1등 된 그 로또가 바람에 날려 군사분계선 너머 북한으로 가버렸다면 어떨 것 같습니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고 황당한 이 상상을, 아주 유쾌하고 배꼽 빠지게 그려낸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2022년 여름에 개봉한, 우리에게 시원한 웃음을 선사했던 코미디 영화 '육사오(6/45)'입니다. 군대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57억 원이라는 돈벼락을 사이에 둔 남북 병사들의 눈물겨운(?) 협상의 모습입니다. 오늘 아침엔 이 기상천외한 영화의 줄거리부터, 환상의 케미를 보여준 인물들 때문에 추천하는 이유를 소개합니다. 

영화 육사오(6/45)의 포스터
육사오(6/45)

줄거리

'아, 로또나 1등 됐으면...' 하는 생각, 다들 한 번쯤 해보셨습니까? 영화 '육사오'는 바로 그 상상이, 세상에서 가장 황당한 방식으로 현실이 된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대한민국 최전방, 어느 군부대에서 시작됩니다. 말년 병장 천우(고경표)는 제대를 앞두고 하루하루 시간만 보내던 중, 우연히 로또 한 장을 줍게 됩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그 주운 로또가 무려 57억 원짜리 1등에 당첨됩니다! '인생 역전'의 꿈에 부풀어 세상을 다 가진 듯 기뻐하는 것도 잠시, 운명의 장난인지, 손에 땀을 쥐고 있던 로또가 거센 바람에 날려 군사분계선 너머, 저 멀리 북쪽으로 훌쩍 넘어가 버립니다. 눈앞에서 57억을 놓친 천우는 그야말로 멘붕에 빠집니다. 어떻게든 로또를 되찾기 위해 매일 밤 군사분계선 근처를 헤매던 그는, 마침내 그 로또를 주운 북한 병사 용호(이이경)와 마주치게 됩니다. 하지만 순순히 돌려줄 리가 없습니다. "이건 이제 내 거시야!"를 외치는 용호와 "그거 내 돈이라고!" 울부짖는 천우. 인류 역사상 가장 황당한 '소유권 분쟁'이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땅, 비무장지대에서 펼쳐집니다. 결국 두 사람은 "까짓 거, 당첨금 반띵합시다!"라는 위험천만한 합의에 이릅니다. 이제부터 이들의 목표는 단 하나, 남측에서 당첨금을 수령해 무사히 북측에 전달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남측 군인 3명과 북측 군인 3명이 한 팀이 되어, 매일 밤 감시를 피해 만나 작전 회의를 하는 기상천외한 '남북 공동 작전'이 시작됩니다. 결국 '육사오'는 단순히 돈 때문에 벌어지는 소동을 넘어, 서로 총부리를 겨눠야 하는 적이지만 '57억'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점차 동료애(?)를 쌓아가는 남북 병사들의 눈물겨운 우정 이야기입니다. 남북 대치라는 세상 심각한 상황을, '로또'라는 기발한 소재 하나로 이렇게까지 유쾌하게 비틀 수 있다는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등장인물

코미디 영화의 진짜 재미는 결국 누가 뭐래도 '사람'에게서 나오지 않겠습니까? 57억 로또를 둘러싸고 역대급 케미를 보여준 '육사오'의 인물들을 소개합니다. 박천우 (고경표) - 남측 말년 병장은 이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동시에 가장 운 없는 남자입니다. 전역을 코앞에 두고 57억 로또를 손에 쥐었지만, 그걸 바람에 날려 먹는 '똥촉'의 소유자입니다. 어떻게든 그 돈을 되찾기 위해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는 모습이 짠하면서도 큰 웃음을 줍니다. 어리숙해 보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입니다. 리용호 (이이경) - 북측 하사는 군사분계선 너머로 날아온 로또를 '득템'한 북한 병사입니다. 처음에는 "이거시 내 운명이야!"를 외치며 빳빳하게 나오지만, 알고 보면 남한 드라마와 걸그룹에 빠삭하고, 어떻게든 이 기회에 '남조선 물자' 좀 만져보려는 생활력 강한 청년입니다. 배우 이이경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캐릭터와 착 달라붙어, 고경표와의 티키타카로 영화의 웃음을 제대로 책임집니다. 그리고... 남북의 '어벤저스(?)' 군단이 있습니다. 천우의 짠한 사정을 알게 된 남측의 순박한 관측병 '만철(곽동연)'과 깐깐한 FM 중대장 '강대위(음문석)' 그리고 용호와 함께 당첨금을 노리는 북측의 정치지도원 '승일(이순원)'과 해킹 전문 병사 '철진(김민호)'까지입니다. 이들이 각자의 꿍꿍이를 안고 '남북 로또 원정대'를 꾸리면서, 이야기는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가며 재미를 더합니다. 결국 '육사오' 속 인물들의 가장 큰 매력은, 그들이 이념이나 사상 같은 거창한 것이 아닌, '57억'이라는 지극히 인간적이고 소박한 욕망으로 움직인다는 점입니다. 군복을 벗겨놓고 보면, 그저 로또 당첨돼서 좀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어 하는, 우리랑 똑같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들의 황당한 소동을 보며 마음 편히 웃을 수 있는지도 모릅니다.

추천 이유

세상에 코미디 영화는 많고 많지만, 특별히 이 영화를 추천하는 이유를 말씀드립니다. 첫째, '금단의 땅'에서 펼쳐지는 기발한 상상력입니다. 남북 군사분계선. 생각만 해도 등골이 서늘해지는, 세계에서 가장 긴장이 팽팽한 곳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바로 그곳을 무대로, '57억 로또'라는 가장 세속적이고 발랄한 소재를 던져놓습니다. 목숨을 걸고 서로 총을 겨눠야 할 군인들이, 돈 때문에 머리를 맞대고 작전 회의를 하는 이 아이러니한 스토리는 상상력이 기발합니다. 이 무겁고 어두운 공간을 이렇게까지 유쾌한 코미디의 무대로 비틀어버린 감독의 재치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둘째, 'K-코미디' 특유의 찰진 맛이 살아있습니다. 이 영화의 웃음은 뜬구름 잡는 억지 개그가 아닙니다. 특히 군필자 아재들이라면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현실적인 대사와 상황 설정이 가득합니다. 로또 당첨금을 두고 벌이는 어설픈 협상 장면이나, 서로 다른 군대 문화를 신기하게 바라보는 모습들은 "아, 진짜 저럴 수도 있겠다" 싶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큰 웃음을 줍니다. 배우들의 '티키타카'가 그야말로 일품입니다. 셋째, 웃음 끝에 남는 따뜻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실컷 웃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아, 결국 북한 군인들도 우리랑 똑같은 사람이구나.' 이념이나 체제 같은 거창한 건 잠시 내려놓고, 그저 좀 더 잘살고 싶고, 가족들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은 남이나 북이나 똑같다는 것. 영화는 이 단순한 진리를 억지 감동 없이, 유쾌한 웃음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냅니다. 결론적으로 '육사오'는 아무 생각 없이 웃고 싶을 때 봐도 좋지만, 그 웃음 끝에 은은한 여운까지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더욱 강력히 추천하는 '웰메이드 코미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