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다시 보는 액션 영화 (범죄도시 3, 베테랑 2, 범죄도시 2)

by 보통날의 발견 2025. 8. 7.

나이 마흔 넘어 영화를 보다 보니, 때론 가슴을 정말 '뻥' 뚫어주는 시원한 액션이 간절해집니다. 바로 그럴 때 제 앞에 나타난 영화들이 있었습니다. 2022년의 '범죄도시 2'부터 작년의 '범죄도시 3', 그리고 작년에 개봉한 '베테랑 2'까지. 이 영화들은 '우리들의 영웅'이 돌아온다는 설렘과 함께,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주는 통쾌한 액션으로 제 기대를 완벽하게 충족시켜 줬습니다. 단순한 속편이 아니라, 한국 액션 영화의 자신감이 최고조에 달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건' 같은 영화들이었습니다.

 

범죄도시 3 영화 포스터
범죄도시 3

범죄도시 3: 마석도의 확장된 세계관

범죄도시 2가 워낙 '대박'을 쳤기에, 솔직히 3편은 걱정 반 기대 반이었습니다. '전편만 한 속편 없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니까요. 그런데 범죄도시 3은 마석도(마동석)의 근무지를 금천서 강력반에서 '광역수사대'로 옮기는 아주 영리한 한 수를 두었습니다. 바로 그 지점에서 이 영화는 전작의 그림자를 지우고 자신만의 새로운 판을 짜기 시작했습니다. 무대가 서울 전체로 넓어지니 마석도의 주먹도 더 시원하게 뻗어 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동네의 굵직한 사건을 해결하던 이전 시리즈와는 달리, 이번에는 국제적인 마약 조직과 일본 야쿠자까지 엮이면서 스케일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새로운 팀원들과의 어색하면서도 웃긴 '케미' 역시 이전 강력반과는 또 다른 재미를 주었습니다. 물론 3편의 가장 큰 특징은 '두 명의 빌런'입니다. 냉철한 지능형 빌런 주성철(이준혁)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칼잡이 리키(아오키 무네타카). 2편의 강해상처럼 압도적인 포스를 자랑하는 한 명의 악역과는 다른 구성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전작보다 빌런의 매력이 약하다"는 평도 있었지만, 저는 오히려 각자의 영역에서 범죄를 설계하고 실행하는 두 빌런의 모습이 더 현실적인 긴장감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범죄도시 3은 시리즈의 안주가 아닌 '확장'을 선택했고, 그 선택이 옳았음을 천만 관객이라는 숫자로 스스로 증명해 보였습니다. 여전히 통쾌한 마석도의 액션과 빵 터지는 유머, 그리고 더 커진 세계관까지. 이쯤 되면 '마석도 유니버스'가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판을 보여줄지 기대하게 됩니다. 

베테랑 2: 9년 만의 컴백, 황정민의 귀환

무려 9년이었습니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를 외치며 우리 속을 뻥 뚫어줬던 '서도철' 형사가 돌아오기까지 걸린 시간이죠. 2024년, 베테랑 2가 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반가움과 함께 솔직히 걱정도 됐습니다. '1편이 주었던 그 통쾌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을까? 괜히 추억까지 망가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지금, 그 걱정은 기우였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9년의 세월만큼 서도철(황정민)도 나이가 들었고, 세상도 변했습니다. 베테랑 2는 1편처럼 재벌 3세라는 '절대악'과 맞서는 대신, 우리 주변에 더 교묘하게 스며든 현실적인 범죄를 파고들었습니다. 그래서 1편이 시원한 '사이다' 같았다면, 2편은 조금 더 묵직하고 씁쓸한 '다크 초콜릿'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서도철 형사 특유의 '꼴통' 기질과 정의감은 여전했습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그 '가오'는 여전했습니다. 오히려 연륜이 더해져 그의 정의감이 더 깊이 있게 다가왔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새로운 막내 형사(정해인)와 함께하며 보여주는 팀워크, 그 속에서 피어나는 세대 간의 갈등과 이해의 과정이 이야기를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베테랑 2는 추억 팔이에 그치지 않고, 2024년의 우리에게 '정의'란 무엇이며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묻는, 아주 성공적인 귀환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서도철 형사의 다음 싸움도 기꺼이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범죄도시 2: 마석도의 본격적인 흥행 시작점

1편이 '입소문'으로 대박을 친 영화라면, 범죄도시 2는 '작정하고' 판을 키운 블록버스터의 시작이었습니다. 솔직히 1편의 장첸(윤계상) 포스가 워낙 강렬해서, 새로운 빌런이 그 아성을 넘을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살짝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 첫 장면부터 그런 걱정을 한 방에 날려버렸습니다. 무대를 베트남으로 넓힌 것부터가 신의 한 수였습니다. 이국적인 배경 속에서 벌어지는 범죄 추격전은 스케일부터가 달랐고, 마석도(마동석)의 '한방 액션'은 더욱 강력해졌습니다. 그의 주먹이 닿는 곳마다 정의가 실현되는 그 짜릿한 쾌감은 전작을 훨씬 뛰어넘었습니다. 그리고 범죄도시 2의 성공 절반은, 아니 그 이상은 배우 손석구가 연기한 '강해상'의 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너 납치된 거야"라며 툭 내뱉는 그의 모습은 정말이지… 무자비하면서도 어딘가 퇴폐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야수 같은 매력으로 '섹시한 악역'이라는 새로운 수식어를 만들어냈습니다. 마석도라는 막강한 히어로에 대적할 만한, 혹은 그를 능가하는 존재감의 빌런이 등장하면서 영화의 긴장감은 극에 달했습니다. 결국 범죄도시 2는 '마석도'라는 강력한 히어로와 '매력적인 빌런'의 대결 구도만으로도 천만 관객을 동원할 수 있다는 흥행 공식을 완벽하게 증명해 낸 작품입니다. 이 영화의 폭발적인 성공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가 열광하는 '마석도 유니버스'는 아마 불가능했을 겁니다. 시리즈의 진짜 포문을 연, 기념비적인 작품입니다.

결론

이렇게 마석도와 서도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형사의 이야기를 돌아보니 한 가지 확신이 듭니다. 범죄도시 시리즈와 베테랑 2는 그저 주먹만 앞세우는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 영화들은 통쾌한 액션 속에 '정의'에 대한 우리의 갈증, '현실'에 대한 씁쓸함,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쁜 놈은 반드시 잡힌다는 시원한 위로를 담아냈습니다. 물론 마동석, 황정민이라는 대체 불가능한 배우들의 명연기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액션 연출이 없었다면 이 모든 것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혹시 아직 이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지 못하셨다면, 혹은 답답한 일상에 시원한 한 방이 필요하시다면, 이 '믿고 보는' 형사들을 지금 바로 만나보시길 강력 추천합니다.